1 소설가로 살아온 지 스무 해가 넘었어도 소설집을 펴내긴 처음이다. 단편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한 탓이었다. 그렇다고 단편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과작이지만 문예지로부터 청탁이 오면 썼고, 그렇게 하여 완성된 단편은 몇 권의 책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쌓였다. 그럼에도 나는 단편은 늘 뒷전이었다. 그때마다 장편소설을 구상하거나 집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간 단...
소설의 처음, 그 생의 음악적 질서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종원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이 단편소설 세 편과 에세이로 이루어진 비교적 적은 분량의 소설집임을 감안하더라도, 데뷔 후 2년 남짓한 시간에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와 『고스트 프리퀀시』를 연달아 출간하고, 이후 다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첫 장편소설을 펴낸 것...
한국 문학사의 거목 이문열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당시의 대한민국을 맹렬하게 묘파한 사회 풍자소설 『오디세이아 서울』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고대 그리스의 오디세우스가 낯선 대륙을 전전하며 항해하듯이, 낯선 시각과 가치관을 가진 외제 만년필(몽블랑)을 화자로 삼음으로써 독자들에게 익숙한 한국사회 풍경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의도한다. 1992년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
한국 문학사의 거목 이문열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당시의 대한민국을 맹렬하게 묘파한 사회 풍자소설 『오디세이아 서울』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고대 그리스의 오디세우스가 낯선 대륙을 전전하며 항해하듯이, 낯선 시각과 가치관을 가진 외제 만년필(몽블랑)을 화자로 삼음으로써 독자들에게 익숙한 한국사회 풍경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의도한다. 1992년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
동시대의 윤리와 사회문제를 치열하게 담아내면서도 엄청난 흡인력을 선사하는 작품들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단연 주목받는 작가 이현석의 첫 장편소설 『덕다이브』가 출간되었다. 창비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네번째 작품이다. 코로나19가 소문으로만 들려올 무렵 발리의 한인 서핑캠프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소설은,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강렬하고 온몸을 감싸는 물결처럼 섬세하다. 마치 서...
“당신이 읽어본 적 없는 위대한 작가”(〈에스콰이어〉), “미국 문학의 잊힌 영웅”(〈더 가디언〉). 2013년 장편소설 『올 댓 이즈』를 발표하고 마침내 상업적 성공과 대중적 명성을 동시에 거머쥔 제임스 설터는 당시 독자들에게 이런 수식들로 설명되었다. 60여 년에 이르는 작품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소설은 개정판을 제외한 장편 여섯 편과 단편 두 편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올...
출간 후 1년이 넘도록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소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이 그 두 번째 이야기로 다시 찾아왔다. 서울역 노숙인 독고 씨가 편의점의 야간 알바로 일하면서 시작되는 1편의 이야기는 예측불허의 웃음과 따스한 온기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불편한 편의점 2』는 전편의 위트와 속 깊은 시선을 이어가며 더욱 진득한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박정선 작가의 장편소설 『꽃들은 말이 없다』가 〈푸른사상 소설선 36〉로 출간되었다. 맹골수도를 지나던 대형 여객선이 바닷속으로 침몰하여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낸 그날을 작가는 잊지 못한다. 자본과 권력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인간의 존엄이 파괴당하고 말았던 냉혹한 현실 속에서 피우지 못한 한 떨기 꽃들과 같은 아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 제20회 야마모토슈로고상 수상작 ★ 2007년 서점대상 2위 ★《다빈치》선정 올해의 책 1위 ★ 기노쿠니야서점 베스트텐 2위 독야청청한 기백 가득하고,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천연덕스러운 판타지로 수많은 독자를 열광케 한 청춘소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대표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2006년 출간 이후 일본 누적 판매 ...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의 신작 『예언의 섬』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인기 캐릭터인 히가 자매가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작품이자, 작가로서 첫 도전이 되는 본격 미스터리이다. 『즈우노메 인형』에서도 나타났던 미스터리적 수완이 훌륭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