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둘도 없이 최고로 마음 편한 관광객처럼 난간에 기대어 섰다. 맑은 하늘의 작은 구름들은 장난스럽고 기분 좋게 무질서해 보였다. 모든 것이 멀어졌고, 지나갔고, 아무 의미도 없었다. 더 이상 아무도,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전화도 편지도 초인종도 없다. 써야 하는 편지들도 다 썼다. 사실 나는 이미 그 전날 편지를 다 쓰고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고 알렸다. 설명도 하지 않았고, 어떤 ...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열의를 결코 잃지 않았던 강경애는 일제에 저항하는 ‘동맹 휴학’에 가담하고, 농촌 계몽에 힘쓰며 신간회와 근우회 조직에 참여하는 등 일찍이 정열적인 활동가이자 실천가로서 삶을 개척하였다. 그 후 양주동과의 만남을 계기로 문학에 눈을 뜬 강경애는 자신의 빈궁한 생활과 여성이라는 상황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험악한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해 낸다. 이렇듯 작가 강경...
저들은 묘목이다. 어디에고 다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묘목이다. 그러나 난 틀렸어. 난 죽은 목숨이야. -「이별의 김포공항」에서 박완서의 초기 작품에는 젊음의 불안과 추위와 아슬아슬함 그리고 그 잠재적인 폭발성을 포함하는 순수함이 구김 없이 드러나 있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청춘은 아름답다는 속된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불러일으킨다. -유종호(문학 평론가) 작가...
똑바로 자라나다오. 그것은 누나처럼, 근수처럼 그리고 어머니처럼 되지 않는 일이다. 다른 무슨 방법을 발견하는 일이다. -「해방촌 가는 길」에서 강신재의 작품들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싱싱하고 풋풋하다. 공들인 작가의 문체적 노력과 성취가 시대의 격랑 속에서도 작품을 살아남게 한 것이다. 눈썰미 있는 인간 관찰, 인정 기미의 섬세한 포착 그리고 은은한 서정성. 이러한 면에서 강신재의 작품들은 ...
제7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최영 작가의 ‘로메리고 주식회사’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제목 '로메리고 주식회사'는 주인공이 다니는 손해사정법인으로, 영원한 제국을 상징하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처럼 업계를 평정하는 의미에서 로마와 아메리카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소설은 9년간 사법고시 공부에서 실패를 맛본 주인공 이정우가 고향 선배의 추천으로 들어간 이 회사에서 처음 배당받은 ...
「문화제」 뒷이야기로 가득 채운 소설 최신간!! 대 인기!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소설 제4탄은 「유에이 고교」 문화제 이야기!! 만화에서는 연극 제목만 등장해 아쉬움을 주었던, 1학년 B반의 공연작 [로미오와 줄리엣과 아즈카반의 죄수 ~왕의 귀환~]의 본방 무대 에피소드, 미인대회 직전에 있었던 여자들의 멋있고 가슴 찡한 뒷이야기 등 떠들썩했던 고교 축제의 비화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북한과 북한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에 전념하고 있는 이정 작가의 소설집이 출간됐다. 이정 작가는 남북 문화 교류를 위해 북한을 수차례 다녀오기도 했고, 북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중국을 수백여 차례나 다녀와 취재를 했다. 이정 작가의 소설에 담긴 북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들의 아픔과 고통이 풍문만은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이번 소설집은 표제작인 「그 여름의 두만강」...
연방에서 잿빛 10월을 향해 마수를 펼쳐온다. 잿빛 10월호의 작전관 마리아는 연방의 정보전을 막아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되는데... 대인 기피증에 광장 공포증, 중증 히키코모리인 마리아가 과연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낼 수 있을까!? 본격 해상 먹방 밀리터리 라이트노벨. 위태위태한 작전관 마리아의 대 공작 작전이 시작되는 4번째 항해, 시작합니다!!
레미는 한 순간에 가정과 직장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고 거리를 떠돈다. 그가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오직 구걸뿐. 행인들이 보내는 조롱 어린 시선은 치욕스럽기만 하다. 죽음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그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우연히 폭행사건을 목격한 레미는 괴한에게서 한 남자를 구하게 되고, 도움의 대가로 남자의 성에서 일 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넉넉한 월급에 숙식까지 제공되는...
『기린이 아닌 모든 것』(문학과지성사, 2015)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장욱의 신작 소설집. “정면으로 한 세계를 향해 대들어보겠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렬”(소설가 오정희)하다는 평을 들으며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최저임금의 결정」, 현대문학상 수상후보작 「낙천성 연습」을 포함해 그전보다 더욱 첨예해진 감각과 아름다워진 문장으로, 쓸쓸하지만 묘한 위로를 건네는 아홉 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