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직시하며 평온해 보이는 세계의 불편한 진실을 조명해온 작가 안보윤의 장편소설 『여진』이 출간되었다. 『여진』 2018년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동명의 단편소설을 확장한 작품이다. 단편 「여진」은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소년7의 고백』에 수록된 소설로, 어릴 적 층간소음 보복 범죄로 조부모를 잃고 죄책의 굴레에 스스로를 ...
『에메랄드 시티』는 명실상부 동시대 미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이건의 첫 소설집이자 유일한 소설집으로, 표제작 「에메랄드 시티」와 『뉴요커』에 실려 작가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일리스트」,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 국내 출간 당시 계간 『문학동네』 지면에 소개된 「스페인의 여름」을 포함해 열한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장편 데뷔소설 『인비저...
평범한 소시민이 삶에서 겪어내는 고통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소설집 《코로나와 잠수복》이 출간됐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겪는 아픔과 고난 속에서 지치고 힘든 우리들을 지켜주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 다섯 편이 수록돼 있다. 아내의 외도로 상처받고 바닷가를 찾은 소설가, 조기 퇴직 권고를 거부하고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복싱에 빠진 중년 가장들, 인기 프로야구 선수 남자친구의 결...
어둡고 예민한 감수성, 자기 파괴적인 삶, 안타까운 죽음 등으로 일본 문학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는 파괴적이고 퇴폐적인 정서를 지닌 작품들로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며, 패전 후 절망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가 말년에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 완성한 두 편의 대표작을 한데 엮었다. 『인간 실격』은 평생 인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마흔한 번째 소설선, 한정현의 『마고麻姑-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가 출간되었다. 일제 패망 직후 미군정이 시작된 혼란스러운 한반도. 세간의 화제가 된 한 대학교수의 살인 사건과 그 배후에서 벌어지는 사건, 그와 관련...
“올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감동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평으로 2021년 5월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서더니, 1년 내내 장기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며 1년 만에 13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로라 데이브의 마음을 울리는 강렬한 소설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The Last Thing He Told...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여성 작가 발리 카우르 자스월의 소설이다. 스물두 살 인도계 영국인 여성 니키가 우연히 수상한 스토리텔링 수업의 강사직을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그녀의 학생은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로, 대부분 사별한 여성 노인이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이들은 대신 평생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성적 판타지들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삶은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한다. 처음엔 너...
시대극은 어느 시대를 그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 그려지느냐가 중요하다. 소득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만 가고 삶을 개선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기회는 점점 더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고치려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그런 시스템을 사수하고자 하는 세력의 반발도 필사적이다. 이것은 범세계적인 현상이다. ‘왕에게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에게 하늘은 먹는 것’ 이라는 왕정시대...
프랑스문학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죽음의 병』을 난다에서 선보인다. 이는 한 남녀의 독특한 계약관계와 그들이 함께 한 며칠의 밤을 그려낸 ‘소설’이지만 사랑의 실패와 욕망의 지배에 대한 명징한 선언이기도 하다. 뒤라스가 장장 이 년에 걸친 시간 동안 “더이상 지울 수 없을 만큼 얇아지도록” 감정의 본질만을 남기고 “최대한 지워내는” 작업을 거듭하여 완성한 단편이다. 『죽음의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