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6월, 미국의 서점가에『고양이 요람』이라는 소설이 등장한다. 특유의 블랙유머로 과학, 종교, 이념, 국가 등 기존 질서가 신성시하는 모든 가치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이 책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대항문화를 대표하는 소설로 자리잡는다.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블랙유머의 대가, 미국 대항문화의 대변인으로 불리게 된 작가 커트 보니것은 이후 자신의 작품들에 스스로 점수를...
강호풍 신무협 장편 소설 『패왕의 별』 제25권. 우공평 친황대주는 미소로 천류영과 독고설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곳으로 길잡이를 할 친황대원 한 명을 지목했다. 최근 친황대에 뽑힌 신입이었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와 천류영에게 군례를 취했다. 극도의 정중함에 천류영이 당황하는데, 친황대원의 흥분한 말이 이어졌다. 천류영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러야 했다. 이 ...
형조참판인 아버지의 명으로 기루 영월관이 운영하는 상단의 밀수에 대해 조사하던 율은 어느 날 상단에 소속된 무사 화영과 맞닥뜨린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서 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화영은 점차 그를 동경하게 되고, 자신을 길러준 영월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생모의 벗으로부터 경혜공주의 반당직을 권유받는다. 고심 끝에 반당이 되기로 결심한 화영은 공주의 궁방에서 다시금 율을 만난다. 화영이...
우지혜 장편소설 『비터스위트 루나틱스』. 대본에 숨을 불어넣는 압도적인 연기력. 그 자체로 완벽해 어떠한 여지도 주지 않을 만큼 잔인한 재능을 가진 천재 배우, 차강은. 그런 그녀가, 톱 배우 문승조의 열성 팬이라는 건 아무도 모른다. 바로 옆집에 사는 문승조 본인조차도! 집에선 자전거 헬멧을 쓰고 다니는 이상한 여자로, 현장에선 가면을 쓰고 거리를 두는 불편한 상대역으로, 그 미묘한 경계를...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세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편소설 『신혼여행』. 등단 이후 사라진 존재들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는 일을 소설가로서의 소명으로 삼아 온 저자의 이번 소설 역시 도라 브루더라는 한 소녀를 찾는 신문 광고 기사에서 시작되었다. 그 소녀에 대해 더 이상 어떠한 미미한 흔적조차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았던 결핍 상태가 소설을 쓰게 만들었다. ...
『아내의 스무 살』은 최민초 작가가 8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은 가정, 사랑, 여성, 소외된 약자, 심층심리, 외로움, 소통, 힐링, 고뇌, 휴머니티 등 우리 일상의 가정이나 사랑 그리고 일상적인 삶의 주변이야기가 들어있다. 표제작인 「아내의 스무살」은 젊은 시절 아내를 남겨두고 뭇 여성들과 즐기다가 늘그막에 빈손으로 돌아온 남편의 뉘우침과 깨우침을 절절하게 ...
더욱 탄탄해진 구성과 스토리로 하드보일드 액션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잭 리처 컬렉션」 스물한 번째 이야기 『나이트 스쿨』. 195센티미터의 키에 110킬로그램의 거구, 어디서나 눈에 띄는 외형을 가졌지만 어디에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고 물처럼 바람처럼 세상을 부유하는 고독한 영웅 잭 리처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1996년 어느 날 아침, 35세의 헌병 소령 잭 리처는 중...
조엘 디케르의 세 번째 장편소설 『볼티모어의 서』. 전작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며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큰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탄탄한 저력을 갖춘 작가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가 마커스 골드먼을 화자로 내세워,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여유로운 생을 살았기에 어린 마커스에게 존경의 대상이...
『뭇 산들의 꼭대기』는 가상의 소도시 룽잔진을 배경으로 거칠고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 군상을 변화무쌍하고 뛰어난 필치로 그려낸다. 들고 나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내적 욕망과 외적 은원이 하나로 엮이면서 이곳 소설적 세계는 중국 현대 사회의 축소판, 일종의 만화경 역할을 하고 있다. 도살업자 신치짜, 수명을 점치며 비석을 새기는 난쟁이 안쉐얼, 사형을 집행하는 사법경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