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세상은 아직도 불평등하다. 성평등과 인권 존중은 시대의 과제이나 모두의 일상에 있지는 않다. 미투 사건이나 n번방 사건처럼 천인공노할 성범죄의 해일이 밀려올 때마다 성별 갈등이 소환되고 관련 이슈와 담론이 범람하지만 무엇이 바뀌고,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평등과 배려가 상식인 시대가 맞다면 왜 성을 둘러싼 편견과 차별, 혐오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불행이...
나는 저임금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독성 쓰레기 더미 폐기 행위에 깔린 경제 논리가 나무랄 데 없다고 생각하며, 그 논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아프리카 나라들이 오염도가 낮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그 나라 대기의 질은 로스앤젤레스와 비교할 때 비효율적일 만큼 나쁘다.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세계은행이 공해 산업을 최빈국으로 더 많이 이전하도록 장려하면 어떻겠는가? -로런스 서...
『레이디 크레딧: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는 오늘날 성매매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과 성경제의 자본축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분석하며, 한국 사회 자체가 사실상 성매매를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힌다. 성매매 문제는 ‘지하경제’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공적 경제와 긴밀히 연동된 문제이기에, 이를 제대로 이해할 때 비로소 성매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이 책은 금융화...
미국 안티오크칼리지에서 캠퍼스 내 성폭력 사건의 판결 기준으로 처음 도입된 ‘예스 민즈 예스(Yes Means Yes)’ 룰은 ‘노’의 부재가 아닌 ‘예스’의 발화를 성적 동의의 기준으로 삼는 원칙이다. 거부 의사를 존중하는 ‘노 민즈 노(No Means No)’ 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 원칙은 강간 사건을 다룰 때 피해자에게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묻는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상대로부터 ...
저자 오명환(MBC 편성기획부장, 편성국부국장, 외주제작국장 및 여수 MBC 대표이사 역임)이 대한민국 예능 60년사의 주요 발자취를 회고의 관점에서 평설한 도서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포토라인을 점했던 ‘빅 예능, 핫 예능’의 리뷰와 분석을 통해 대중문화 현상, 사회규범과 가치관, 시청자 파급효과까지 속 얘기, 뒷얘기의 마당을 펼침으로써 시대의 부산물인 예능을 ‘기억에서 기록’으로 옮기고...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자 젠더 및 퀴어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의 신간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가 출간되었다. 기존 저작을 통해 여성주의, 퀴어 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버틀러는 최근에는 정치철학과 윤리학을 넘나들며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능성과 공동체의 윤리적 관계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학문적·실천적 수행의 일환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과 같은...
“이 책은 2020년 10대 트렌드의 하나로 부각된 오팔세대 신중년층의 제3인생기, 인생 3막을 위해 쓴 글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백세시대가 다가오지만, 신중년층의 미래 인식과 준비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나이듦은 위기일까, 기회일까? 다가올 2025년에는 65세 인구가 1천만 명이 넘고, 그 5년 뒤인 2030년에는 평균 수명도 87세로 웃돌아 세계 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
테러라고 하는 폭력과 테러리스트들을 비판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들과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알고,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테러리즘이 우리의 국가안보나 국민의 생존과 번영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국내에서 테러리즘에 관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고, 움직이는 전문학자이다. 특히 이 책의 글은 칼럼식의 논평으로 구성한 새롭고 쉬운 형식이다. 저자는 칼을...
도시에 관한 창조적 패러다임, 『문화도시』. 지방자치의 시대, 오로지 축제만을 문화도시의 상징으로 여기는 우리 지방자치 단체들에게 이 책은 문화도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문화도시를 읽어내는 주요 키워드를 ‘체험, 스토리, 창조, 재생, 네트워크’로 규정한다. 이들 키워드로 세계 각국의 도시들을 간결하게 분류해 분석하고 있는데, 문화도시의 역사와 기억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비자유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혼란의 거센 파도가 불길하게 밀어닥치고 있는 세계에 관한 두 석학의 탁월한 통찰. 공산주의 붕괴 후 지금까지의 30년을 저자들은 ‘모방의 시대’라 명명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이데올로기적 진화의 종점”이라고 말한 자유민주주의는 비서방 국가들이 본받아야 하는 유일한 모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강요된 모방은 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무시했고, 그 결과 불만...
프랑스 대혁명에서, 급진파인 자코뱅당의 리더로 정권을 잡은 로베스피에르는 수많은 실험적인 정책들을 추진하다 결국 실패해 단두대에 올라 최후를 맞았다. 로베스피에르가 실각하고 단두대에까지 오르게 된 데에는 수많은 역사적인 원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저자는 여기에 대담한 가설을 하나 더 추가한다. 바로 우유 가격에 대한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혁명기의 어수선함 속에 우유 값이 올라 국민들이...
혐오와 차별은 잡초처럼 자란다.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온 사회에 무성해진다. 사람들은 때로 아주 작은 차별은 무시해도 되고, 심지어 다수에게 유리한 차별은 합리적인 차등이라고 이야기하며,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나 시정조치를 역차별이라고 공격하기도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혐오주의자나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바로 나, 당신, 우리일 수 있다.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