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하고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내며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던 예술가, 이들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했을까. 예술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에 조명을 비춘다. 예술가가 창작 활동을 하고 삶을 꾸려갔던 곳,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고 자신의 취향과 미적 감각을 반영했던 곳, 근원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고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었던 내밀한 공간에 대해서는 ...
지난해 8년 만에 선보였던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창비 2020)로 한층 무르익은 통찰과 시적 갱신을 보여주었던 안도현 시인이, 단독 산문집으로는 『그런 일』 이후 5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2015년부터 2021년 최근까지 써온 글들을 묶은 이번 산문집은, 시를 쓰지 않았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집을 지어 경북 예천으로 귀향...
≪야, 걱정하지 마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샴마의 그림 에세이 최신작. 3년 전, ‘밤 9시에 피자 먹으며 살 걱정하던’ 20대 여자 사람 샴마는 전작을 통해 일상의 크고 작은 생각과 고민, 수다를 담아 수많은 또래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학생이던 그는 이제 20대 후반의 취준생. 여전히 ‘내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닌데’라며 심각하게 고민하는 태도는 거절한다. 다만, 가...
악명 높은 사이비 종교 재단에서 공동육아로 자란 로렌 허프는 미국 공군에 입대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받은 후 제대한다. 이후 홈리스가 되었다가 클럽 기도, 바리스타, 바텐더, 콜택시 기사, 케이블 기사 등 수많은 최저 임금 직업을 전전한다. 임금 체불, 자연재해, 이삼일의 병가,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언제든 밑바닥으로 굴러떨어질 수 있는 취약 계층 여성은 광신 집단과 닮은 ...
제40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김수영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층 더 높아진 기대 속에서 진행된 김수영 문학상 심사는 예상과 달리 빠른 속도로 결론에 이르렀다. 이견을 허락하지 않은 독보적인 한 작품 때문이었다. 이번 심사에 논쟁이 있었다면 작품과 작품 사이가 아니라 최재원이 품고 있는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호기심과 기대...
조이 작가의 육아툰이 책으로 태어났다. 인스타그램 연재 당시 수많은 랜선이모, 삼촌을 양산한 귀여운 에피소드는 물론, 미공개 에피소드를 추가해 소이의 더 어린 시절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웃음, 재미, 감동 그리고 딸바보 아빠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따뜻한 책이다. 이제 겨우 Level 1 초보 아빠의 일상은 만만하지 않다. 환상만으로 육아에 접근했다가는, 대미지를 입고 나가떨어지기 ...
수많은 사람들이 성산포를 다녀가지만, 성산포의 속살을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빼어난 풍광에 가려 정작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알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1970년대의 성산포의 모습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다. 저자는 기억의 그물에서 걷어 올린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1970년대의 성산포의 모습을 아련하게 되살리고 있다.
조규옥 시인이 시집 『기억은 그리움을 들춘다』(작가마을시인선 52)를 발간했다. 조규옥 시인의 1998년 등단 이후 네 번 째 시집.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간의 시작들과는 전혀 다른 산문시로만 묶어냈다. 시집에 담긴 71편이 모두 산문시이다. 스스로의 변화가 아닌 시인으로서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조규옥 시인의 문학적 더듬이가 언어를 추적한 셈이다. 특히 이번 시집 『기억은 그리움을 들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