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는 무엇일까? 누구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철학을 유용하게 사용해 온 사람으로, 경영학 학위, MBA도 없이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 자리에 오른 야마구치 슈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삶의 무기가 되어주는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불확실한 시대에 불분명한 문제들과 싸워야 하는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하는 것은 철학자들의 생각법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MBA를 취득하지 않았지만 전략과 온갖 숫자가 난무하는 컨설팅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오로지 철학 덕분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딪치는 주제인 사람, 조직, 사회, 사고 네 가지 콘셉트에 따라 철학·사상을 정리해 보여준다.
작가 소개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펌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게이오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쓰(電通)를 시작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과 AT 커니(A.T. Kearney)를 거쳐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에서 철학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경험을 살려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지적 생산 기술’, ‘지적 전략’을 가르쳐 왔다. 2,000명이 넘는 기업인이 그의 강의를 들었고 이 강의를 통해 인문 지식을 현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극찬했다. 현재 콘페리헤이그룹(Korn Ferry Hay Group)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관리연구과 겸임교수로 일하며 저서로는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읽는 대로 일이 된다》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교양이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다
1부 무기가 되는 철학
철학을 배우는 새로운 방법
왜 철학 앞에서 좌절하는가?
2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사상
1장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0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 프리드리히 니체_르상티망
02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 카를 구스타프 융_페르소나
0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을까? : 에드워드 데시_예고된 대가
04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 아리스토텔레스_수사학
05 노력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 장 칼뱅_예정설
06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 존 로크_타불라 라사
07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 에리히 프롬_자유로부터의 도피
08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_대가
09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 장 폴 사르트르_앙가주망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11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 에이브러햄 매슬로_자아실현적 인간
12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 리언 페스팅어_인지 부조화
13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 : 스탠리 밀그램_권위에의 복종
14 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_몰입
2장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을까?
15 뛰어난 리더의 조건 : 니콜로 마키아벨리_마키아벨리즘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 존 스튜어트 밀_악마의 대변인
17 붕괴된 가족과 공동체의 새로운 대안 : 페르디난트 퇴니에스_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
18 혁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 쿠르트 레빈_변화 과정
19 권위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 : 막스 베버_카리스마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 에마뉘엘 레비나스_타자의 얼굴
21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 로버트 킹 머튼_마태 효과
22 협조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 존 내시_내시 균형
23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더 높을까? : 헤이르트 호프스테더_권력 거리
24 안정이 계속될수록 축적되는 리스크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_반反취약성
3장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5 어떻게 시스템은 인간을 소외시키는가 : 카를 마르크스_소외
26 독재에 의한 질서 vs. 자유가 있는 무질서 : 토머스 홉스_리바이어던
27 구글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을까? : 장 자크 루소_일반의지
28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 애덤 스미스_보이지 않는 손
29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찰스 다윈_자연도태
30 업무 방식 개혁 앞에 놓인 무서운 미래 : 에밀 뒤르켐_아노미
31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관계 : 마르셀 모스_증여
32 성 편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 시몬 드 보부아르_제2의 성
33 재빨리 도망칠 줄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 질 들뢰즈_파라노이아와 스키조프레니아
34 공평한 사회일수록 차별에 의한 상처가 깊다 : 세르주 모스코비치_격차
35 감시당하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 : 미셸 푸코_패놉티콘
36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 장 보드리야르_차이적 소비
37 보이지 않는 노력도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거짓말 : 멜빈 러너_공정한 세상 가설
4장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 - 어떻게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38 ‘결국 이런 뜻이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 소크라테스_무지의 지
39 이상은 이상일 뿐, 환상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 플라톤_이데아
40 오해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 프랜시스 베이컨_우상
41 생각은 아웃소싱할 수 없다 : 르네 데카르트_코기토
42 진보는 나선형 발전으로 이루어진다 : 게오르크 헤겔_변증법
43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어휘력을 길러라 : 페르디낭 드 소쉬르_시니피앙과 시니피에
44 때로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에드문트 후설_에포케
45 과학적인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 카를 포퍼_반증 가능성
46 에디슨은 축음기를 유언장의 대체품으로 발명했다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_브리콜라주
47 조급해하지 마라, 세상은 그렇게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 토머스 쿤_패러다임 전환
48 이분법을 넘어서라 : 자크 데리다_탈구축
49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앨런 케이_미래 예측
50 사람은 뇌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생각한다 : 안토니오 다마지오_신체적 표지
역자 후기 칸트와 스피노자 없이 철학을 이야기하는 법
책 속에서
교실 안에 있는 철학자가 세상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일찍이 사르트르나 마르크스가 발휘했던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 지적에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그 사람들이 아니라, 실무를 다루며 매일매일 생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바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 지금까지 인류가 반복해 온 비극을 우리는 또다시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지불한 비싼 수업료의 값어치를 살려 더욱 높은 수준의 지성을 발휘하는 인류, 이른바 새로운 유형의 인류로 살아갈 것인가?
<프롤로그_교양이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다>, pp.16~17
이솝우화에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있다. 여우가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손이 닿지 않았다. 결국 여우는 “이 포도는 엄청 신 게 분명해. 이런 걸 누가 먹겠어!”라며 가 버린다. 이는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여 준다. 여우는 손이 닿지 않는 포도에 대한 분한 마음을 ‘저 포도는 엄청 시다’라고 생각을 바꿈으로써 해소한다. 니체는 바로 이 점을 문제 삼아 우리가 갖고 있는 본래의 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이 르상티망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0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pp.50~51
오늘날 조직에서 의견 교환이 기탄없이 오가면 오갈수록 의사 결정의 질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수많은 실증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밀은 무려 150년 전에 그 사실을 확신했다.(……) 밀은 『자유론』에서 처형된 소크라테스나 예수가 현재는 위인으로 칭송받고 그들이 남긴 사상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어느 시대의 ‘악’은 시대를 거치며 ‘선’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 말해 어떤 아이디어의 옳고 그름은 그 시대의 엘리트가 통제하는 대로 결정되지 않고,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다면적인 사고를 거쳐 결정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p.137
레빈에 의하면 어떤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정착되어 있는 조직은 ‘행동-혼란-재동결’의 과정을 거쳐 변화한다. 여기서 이 프로세스가 ‘해동’에서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해동이라는 것은 바로 ‘끝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할 때 앞으로의 일을 ‘시작’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쿠르트 레빈의 지적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방식을 잊는 것, 즉 이전 방식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18. 혁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p.151
우리는 항상 이해력이 빠른 아이를 사랑하는 한편,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아이는 아주 짧은 기간 내에 포기하는 나쁜 습성을 갖고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교육을 위한 비용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의 교육 투자든 사회 자본으로서의 교육 기회든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높은 아이에게 교육 투자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 초기의 성적 결과에 따라 잘하는 아이에게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지고 그 결과 성적이 더 올라간다. 반면 첫 타석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아이는 점점 더 힘든 여건으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이런 일이 계속되다 보면 세상 물정에 밝은 아이만 조직에 받아들여지게 되고, 어느 정도 능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본질적으로 사물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이 즉 혁신의 종자가 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소외시키게 될 가능성이 있다.
<21.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p.172
주체적으로 최적의 해답을 구하기 위한 논리 사고가 강세인 오늘날에는 ‘무엇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되어 가는 형편대로 결정하자’는 태도가 ‘포기’로 비칠지도 모른다. 경영 관리 측면에서는 철두철미하게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태도가 미덕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일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쩌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최적의 정답을 스스로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지적 오만이 아닐까? (……) 모든 일이나 상황의 관련성이 복잡해지고 한층 더 역동적으로 변해 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논리적인 톱다운 사고에 의지해 최적의 해결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는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최적의 해답을 최적의 접근법으로 찾으려만 하지 말고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휴리스틱으로 추구하는 유연성이 필요한 시대다.
<28.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pp.213~215
우리가 어떤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아무 목적 없이 행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고 다른 것은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기호가 생겨난다. 이 거북한 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보드리야르는 우리가 기호의 지옥에서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뒤집어 말하면, 무언가 기호성을 갖지 않거나 또는 갖더라도 희박한 상품과 서비스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아실현적 소비는 시장 성장의 최종 단계에서 발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때 자아실현이 자발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마찬가지로 ‘타자와의 차이’라는 형태로 규정된다면, 그 상품 나름대로 서비스가 어떠한 차이를 규정하는지를 의식하지 않는 이상 성공할 만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는 어렵다.
<36.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p.257
그렇다면 후설의 에포케를 아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에포케는 다양한 내용을 시사해 주는 사고관인데 그중에서도 ‘타자 이해의 어려움’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을 꼽고 싶다. (……)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자신에게 보이는 세상과 상대에게 보이는 세상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때 양자가 모두 자신의 세계관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면 어긋난 차이가 해소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관은 애초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 세계관을 확신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른바 어중간한 경과 조치로 일단 잠시 멈춰 보는 중용의 자세가 바로 에포케다. 그러니 이 에포케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더더욱 필요한 지적 태도가 아닐까?
<44. 때로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pp. 302~303